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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 담기/일상 이야기

지나온 신축년을 되돌아보면.

by ★맑은 하루★ 2021. 11. 25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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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으로부터 4년 전.

강력한 토 기운이 천간과 지지를 짓누르는 무술년을 맞이하기 몇달 전의 나는, 정말 엄청나게 내 사주를 분석하며, 무술의 기운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고민했었다.

우울증과 공황장애, 대인기피 등의 정서적 불안을 겨우 이겨내고, 새로운 삶의 밑그림을 그려내던 당시의 나에게, 강한 토 기운으로 나를 묻어버릴 무술년은, 그냥 보기만 해도 지독해 보였으니까.

 

어쩌면 당시의 나는.

하필, 사주를 볼 줄 알아서, 두려움에 떨었던 것일 수도 있고.

그래도 사주를 볼 줄 알아서, 그 두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찾으려 했던 것일 수도 있다.

 

 

뭐 실제로, 정말 사건 사고가 전방위적으로 몰아쳤던 당시의 나는.

무술의 태산같음을 실감하며, 내 인생 가장 전쟁같은 한해를 보냈다.

 

몸이 꽤나 힘이 들었는지, 대상포진에, 갑상선 이상 등의 증상으로 신호를 보냈지만, 그렇다고 쉴 수도 없었다.

본업에도 문제가 생겼었고, 그래서 다른 일도 겸하며 눈코뜰 새 없이 바삐 보냈던 시절이었고.

주변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주다가 호구잡히는 일도 부지기수였다.

통수도 수차례 맞아보고, 정신 없던 집안 문제, 친척들 문제에 이리저리 휘둘리며.

올해 초까지~ 질질 끌려다녔던 나에게, 그래서 올해 신축년은 특별한 해다.

 

 

본디 신축은, 잘라내고 마감하며~ 끝장을 보고, 후벼파는 그런 글자다.

뭔가, 엄청 아파 보이는 느낌이 드는 글자인데.

극심한 추위의 겨울이 지나야~ 봄이 오고 새싹이 돋아나듯, 그래도 신축은 필요한 글자였던 셈이다.

 

과거 미련스레 끌려다니고~ 호구짓 하던 것들을 다 내려놓게 된 것 역시 올해에 있었던 일이었으며.

무재성에 식상 다자로 퍼주고 다니던 내가~ 정신을 차리고 내 실속을 조금씩 챙기기 시작한 것 역시 올해의 일이다.

뭐랄까, 무술년 아니 그 이전부터 시작되었던~ 미련맞았던 짓을 멈추게 해준 글자가 신축이니.

아무리 아프고 아무리 쓰라려도, 나에게 신축은, "깨달음"을 준 고마운 글자다.

 

물론, 과거에 내가 했던 행동들을 날것 그대로~ 들여다보고 비수를 던져야 했던.

그렇게, 과거의 내 실수를 인정하고, 바로잡아야 했던 신축년은 고통의 한해였지만.

나를 똑바로 들여다볼 수 있었기에, 한걸음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.

 

기존의 인연들 중, 균형이 맞지 않는 인연들을 정리했고.

그 빈 자리들을, 새로운 인연들로 채워가기 시작했으며.

그 과정에서, "새로운 경험"들을 하며, 공허했던 나 자신 역시 채워가고 있다.

마치 퍼즐의 빈 공간들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듯이.

 

 

어쩌면 인생은 이런 과정을 통해 살아내는게 아닐까 싶다.

누군가는, 이미 퍼즐을 꽤 많이 맞춘 상태로, 여유를 만끽하며, 완성된 퍼즐 작품을 감상하고 있을 지도 모르고.

어떤 누군가는, 억지로, 맞지 않는 조각을 끼워 넣으려 애쓰고 있을지도 모른다.

아니, 나처럼, 텅 비어있는 공간에, 무엇을 끼워넣어야 좋을지 몰라 방황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.

 

허나 얼마만큼의 퍼즐을 맞추든, 그렇게 마무리된 퍼즐에 그려진 그림이 어떠하든.

그 속도가 더뎌도, 과정이 달라도, 그렇게 마무리한 퍼즐 작품의 상태가 달라도.

나는 그게 저마다의 삶이 아닐까 싶다.

 

세상에 정답은 없으며, 정해진 길, 정해진 속도는 없으니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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